유일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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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셨습니까.”

준성

“어 출발해.”

까만 세단에 몸을 실은 준성은 바로 석호가 건네는 자료를 받아 들었다.

석호

“김 사장이 오늘 투자 문제 때문에 좀 뵙자고 하는데요.”

준성

“회사로 오라 그래.”

석호

“네 약속 잡겠습니다.”

잠시 후, 강남 한 복판 화려한 외관의 건물 앞에 차가 멈춰 섰고, 준성은 넥타이를 고쳐 매며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유난히 향이 민감해 회사 직원들만큼은 모두 일반인인 베타로 뽑은 준성인데, 오늘 따라 옅은 향이 코 끝을 스쳐 그 자리에 멈춰서 향의 근원지를 찾았다.

준성

“신입 사원이에요?”

자신이 갑자기 다가가자 고개를 푹 숙인 채, 발 끝만 보고 있는 신입 여직원의 모습에 준성은 다시 한번 물었다.

준성

“신입이냐고.”

수현

“네..네 이번에 새로 입사한 윤..수현이라고 합니다.”

준성은 그런 여직원에게 한 걸음 더 성큼 다가가 머리칼을 한 쪽으로 치웠다.

그리고 드러난 목덜미에 코를 묻고 숨을 들이마셨다.

갑작스러운 준성의 행동에 놀란 직원은 숨을 참은 채 그대로 몸이 굳어 버렸다.

준성

“향수 뿌렸어요?”

수현

“네…?네…”

준성

“이름이..윤수현?”

수현

“네 윤수현 입니다.”

준성

“회사 방침 안 읽어봤나?”

수현

“네..?”

준성

“우리 회사는 향수 금진데.”

수현

“죄…죄송합니다!!정말 죄송합니다!”

직원은 고개가 땅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를 했고, 준성은 그런 직원에게만 들릴 정도로 조그맣게 속삭였다.

준성

“나한테 그런 향기 내뿜으면...감당 못할 텐데…자신 있나?”

준성의 말에 직원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

준성

“올라가지.”

석호

“네.”

건물 제일 꼭대기 층인 사장실에 도착한 준성은 혹시나 자신에게 향수 냄새가 베었을 까 싶어 들어서자마자 준비 되어 있는 여벌의 수트자켓 중 한 벌을 골라 갈아 입었다.

석호

“이사진들 회의 후에 바로 출발하시면 됩니다.”

준성

“알았으니까 나가봐.”

석호

“네.”

석호가 나가고, 의자에 몸은 깊숙이 묻은 준성은 밤새 못 자 지끈거리는 머리에 인상을 찌푸렸다.

***

송마담

“어머 서사장 왔어요?”

여느 때처럼 자신의 관할 가게를 둘러 보던 준성은 가게 한 쪽 구석에 멍하니 앉아 있는 초희를 가리키며 물었다.

준성

“쟨 뭐예요?”

송마담

“아 이번에 들어 온 신입인데? 쟤 아버지가 강호 그룹 회장이였데 한강호 회장? 근데 집 안 망하고 나서 돈 벌겠다고 여기까지 온 거지.”

준성

“강호그룹…?강호그룹이라…”

송 마담의 말에 초희의 멍한 시선이 준성에게 닿았다.

순간, 초희와 눈이 마주 친 준성은 왠지 모르게 초희에게 눈길이 떼어지지 않는다.

소희

“오빠! 왔어요?”

그 때 다른 방에서 일을 다 봤는지 붉은 빛 드레스에 하얀 살결을 드러내 보인 소희가 강한 향을 내뿜으며 준성에게 다가와 안겼다.

소희

“오빠 오늘은…”

준성은 그런 소희를 살짝 밀어냈다.

오늘따라 유난히 가게에 들어서면서부터 강하게 풍기는 우성 오메가들의 향에 두통이 다시 도지는 것 같아 준성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물었다.

준성

“쟤 앞으로 빚이 얼마나 있어요?”

송마담

“쟤? 잠깐만.”

송 마담은 수첩을 꺼내 휙휙 넘겨 보더니 입을 뗐다.

송마담

“나한테 가불해간 돈이 삼천.”

준성

“삼천?”

송마담

“쟤 앞으로 빚은 더 있을걸? 여기 말고 다른 데서도 빌린 모양이야.”

준성

“쟤 방으로 들여 보네.”

준성의 말에 송 마담이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소희

“오빠 나는?”

자신의 팔에 매달려 섹스어필을 해 대는 소희를 준성은 가볍게 팔을 툭 털어 떼어냈다.

준성

“넌 다음에.”

소희

“오빠!”

방으로 들어 와 자리를 잡자 마자 노크 소리가 들리고, 까만 원피스를 입은 그 여자애가 걸어 들어왔다.

초희

“안녕..하세요.”

잔뜩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꾸벅 인사를 하는 초희에게 준성은 손가락을 까딱해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켰다.

자신의 옆에 조심스럽게 앉은 초희에게선 아무런 향이 나지 않았다.

준성은 혹시나 싶어 초희의 긴 머리카락을 한 쪽으로 치우고 하얀 목덜미에 코를 묻었다.

은은한 향이 나긴 했지만 오메가 특유의 강한 향은 나지 않았다.

준성

“너 오메가야?”

초희

“..베타..인데요.”

준성

“확실해?”

초희

“네..”

근데 왜 내가…?

아무리 봐도 아무런 매력이 없는 여자앤데…준성은 다시 한번 초희를 아래에서 위로 쭉 훑어 보았다.

준성의 진득한 시선에 초희는 본인도 모르게 잔뜩 몸을 움츠렸다.

준성

“너 이런 거 처음 아니라며.”

초희

“……”

어쩐 지 부끄러워 하는 초희에게 준성이 가시 돋친 말을 툭 뱉었다.

준성

“처음도 아니면서 조신한 척 하지마.”

초희

“..죄송합니다.”

준성은 자연스럽게 초희의 하얀 다리를 쓸어 내렸다.

갑작스러운 손길에 초희가 작게 움찔했지만, 준성은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초희의 몸에 손을 뻗었다.

초희

“저..”

준성

“뭐.”

초희

“아..아니요.”

작게 몸을 떠는 초희의 모습에 준성은 술잔을 탁 내려 놓았다.

준성

“너 뭐야?”

초희

“죄송합니다.”

준성

“내가 너 겁탈하는 거야 지금?”

초희

“아..아니 그게 아니고요.”

준성

“나 너 돈 주고 데리고 있는 거잖아 어?안 그래?”

준성의 말에 초희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개만 끄덕였다.

준성

“하아..나가라.”

초희

“네?”

준성

“나가라고.”

준성의 말에 초희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방에서 나갔다.

코 끝에 은은하게 맴도는 초희의 향에도 준성은 이상하게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

준성

“뭐야...왜..”

***

투자 문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준성의 미간은 하루 종일 좁혀져 있었다.

석호

“저…형..아니 사장님.”

준성

“왜.”

석호

“호연 그룹 막내 따님이 찾아오셨는데…”

준성

“뭐?”

석호의 입에서 나온 호연 그룹이라는 단어에 준성은 짜증이 치밀었다.

석호

“들어 오라고 할까요?”

준성

“들여보내.”

준성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이 벌컥 열리고, 짙은 향을 풍기며 유나가 들어왔다.

유나

“오빠!!”

금방 사무실 안을 가득 채우는 오메가 특유의 짙은 향에 준성은 한걸음 뒤로 물러 섰다.

준성

“거기 앉아.”

자신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유나를 앉힌 준성은 서둘러 창문을 열었다.

유나

“올 때마다 정말 이럴 거야?침대 위에선 안 그러면서.”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뱉는 유나의 모습에 준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준성

“왜 왔어.”

유나

“오빠 너 보러 왔어 왜?”

준성

“바빠.”

유나

“전화도 못 받을 만큼 바빠?”

준성

“어.”

시종일관 무뚝뚝한 표정으로 대꾸하는 준성에게 유나가 성큼성큼 다가가 준성의 무릎에 앉았다.

유나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아~오빠?”

준성

“내려 가라.”

유나

“싫은데?”

준성이 밀어내려 할수록 유나는 점점 준성에게 몸을 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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