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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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고 죽는 일이 이렇게 허무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었다.
정아는 어머니의 손길을 따라 허공에 뿌려지는 아버지의 유해를 바라보며 더는 눈물도 나오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누나… 이제 우리 어떻게 되는 거야?”
“…”
중학교 3학년인 남동생 정수가 정아에게 물었다.
하지만 정아 역시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는 막막함 그 자체였다.
“넌… 공부 열심히 해서 고등학교 진학하고, 나도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되는 거야. 돌아가신 아빠도 그걸 바라실 거야.”
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중학교 3학년인 동생이었지만, 아직 세상 물정에 어둡고 또래보다 순진한 아이였다.
“누나… 저 사람…”
정아는 동생 정수가 가리키는 쪽을 돌아다보았다.
그곳에는 아버지의 친구인 감덕진이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양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수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정아는 동생을 잡아끌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아버지의 친구인 감덕진 역시 잠시 그곳에 머물러 둘러보고는 형식적인 인사를 정아의 어머니에게 전할 뿐이었다.
그가 떠난 자리에서 힘없이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머니는 그렇게 눈물을 찍어내었다.
그 모든 광경을 바라보는 정아의 눈에는 불꽃이 이는 것처럼 뜨거운 열기가 타올랐다.
“언젠가는… 당신 역시 똑같은 신세가 되게 해줄 거야. 내 아버지의 원수… 우리 집을 망하게 한 장본인…! 너 역시 내 아버지처럼 죽게 될 거야.”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본 그 날 이후, 정아는 예전의 모습을 잃었다.
따스하고 발랄한 여학생이었던 정아가 언제부터 인가 차갑고 냉정하며 싸늘한 성격이 되었고 늘 어둡고 그늘진 모습이었다.꽤 잘 나가던 방직 공장을 운영하며 탄탄대로를 달리던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죽음. 확실한 증거는 없었지만, 아버지 밑에서 수십 년을 함께 했던 공장장의 눈물 어린 호소로 전후 사정을 듣게 된 정아네 집 식구들은 그 날 이후, 서울 어디에서도 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다.*
“헉헉… 넌… 정말 타고났어! 아아…”
늦은 저녁, 사위는 어둡고 캄캄한데 동아리방을 독차지한 젊은 남녀의 교성은 밤공기를 타고 메아리쳤다.
“저… 정아야… 너, 맘 변하면 안 돼! 응? 아아…”
정아의 몸속으로 자신의 기둥을 들이밀고 한껏 엉덩이를 흔들어대던 기만이 애처롭기까지 한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래…”
정아의 대답에 맞춰 기만의 손이 정아가 입고 있던 셔츠 속으로 밀려 들어오며 풍만한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작고 달콤한 사탕 한 알처럼 앙증맞게 생긴 그녀의 유두를 손가락으로 비틀던 기만은 혀끝으로 그것을 간질이기 시작했다.
기만은 그녀의 유두를 그런 식으로 가지고 놀기를 좋아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뜸하다 싶으면 장난스레 손을 집어넣고는 만지작거리기 일쑤였다.정아는 두 다리를 들어 올려 기만의 허리를 휘감아 잡아당겼다.
자연스레 그의 기둥이 몸속으로 더욱 깊이 밀착되어왔다.
“으으으… 나 더는 못 참을 것 같아. 아아…”
기만은 정아의 몸을 자신의 온몸으로 품어 안고는 미친 듯이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정아를 눕혀놓은 탁자가 삐걱거리며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휘청거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으으읍! 나, 나온다! 아아…”
언제나처럼 기만은 자신이 오르가즘에 이르렀다는 신호를 보냈다.
정아는 몸을 반쯤 일으켜 그의 목을 끌어안고는 엉덩이를 뱅뱅 돌려대며 자신의 은밀한 곳이 기만의 그곳에 닿아 짜릿한 쾌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것에 열중했다.
기만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자신의 몸속으로 모두 뿜어져 나왔을 때,정아 역시 황홀한 쾌감을 맛볼 수 있었다.
“휴지 줘.”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몸 위에서 쉬고 있는 기만에게 정아가 말했다.
기만은 정아가 입고 있는 스커트에 자신의 액체가 묻지 않도록 조심하며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기만이 휴지로 그녀의 은밀한 곳을 정성스레 닦아주었고 옆에 놓아두었던 팬티를 입혀 주었을 때야 비로소 정아 역시 몸을 일으켜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이제 곧 졸업이네. 출근은 언제부터야?”
기만이 담뱃불을 붙여 정아에게 건네며 물었다.
“졸업식 끝나면 3월부터. OJT 교육이 끝나면 바로 발령받겠지.”
“아버지 말이, 넌 비서실이 적당할 거래. 너도 거길 원했지?난 사실 별로야. 난 네가 다른 부서에서 능력 발휘하며 일했으면 좋겠어. 아버지 비서 노릇 하는 거 어쩐지 싫어.”
정아는 싱겁다는 듯 피식 웃었다.
이날이 오기까지 그녀가 그 오랜 세월을 인내하며 치밀하게 계획하고, 아버지의 원수 감덕진의 아들이 다니는 대학에까지 진학했었다.
게다가 기만을 유혹하고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가. 이제 감덕진의 아들, 감기만의 도움으로 감덕진의 회사,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의 옛 회사에 입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래의 시아버지를 모시고 일하는 건데… 뭘 그렇게 신경 쓰고 그래. 기만이 오빠, 나 못 믿어?”
정아는 방금까지 자신의 몸속에서 녹아내릴 듯이 타올랐던 기만의 뿌리를 움켜쥐며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믿어. 하지만 아버지 회사 임원들… 추잡한 인간들 많아.그런 늑대들 틈에 널 보내려니까 맘이 안 놓여서 그래. 게다가 네가 우리 사이를 말하지 말라고 해서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야. 차라리 약혼이라도 한 다음에 입사하면 좋을걸.”
“안 돼 그건. 절대 그러지 마라. 그럼 다른 직원들이 내가 특혜 입었다고 생각한단 말이야. 나 직원들 틈에서 왕따 당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비밀로 해줘. 응?”
“아, 알았어.”
정아의 촉촉한 입술이 기만의 바지 속에 있는 그것을 간질이며 말했다.
뜨거운 입김이 자신의 뿌리에 닿자 기만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차피 오빠도 내년에 졸업하면 회사로 들어올 거잖아. 그럼 오빠가 나 보호해주면 되잖아. 난 먼저 가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게. 알았지?”
“으응… 하지만 오래 일할 생각은 하지 말아. 나 어쩌면 내년에 유학 갈지도 몰라. 그땐 너도 나랑 같이 가야지.”
정아는 대답 대신 그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두 팔로 자신의 엉덩이를 바짝 잡아당겨 얼굴을 묻은 정아의 머리를 쓰다듬는 기만은 그런 그녀의 행동이 긍정의 표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가자. 나 데려다줘. 오빠.”
느닷없이 벌떡 일어서며 집에 가고 싶다는 정아를 보며 기만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이미 한차례 폭풍과도 같은 섹스를 끝낸 참이라 더는 미련을 두지 않았다.
두 사람이 벗어난 교정은 채 녹지 않은 눈이 쌓여 달빛을 받아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음산했다.
대표 이사의 비서로 근무하는 정아의 일과는 상관의 하루 스케쥴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정아가 출근한 뒤 꼭 10여 분 후에 도착하는 대표 이사 감덕진은 커피라면 질색하는 인물이었다.
“꿀을 넣은 영지차입니다.